연평도 포격사건을 보면서

작성자
전돈수
작성일
2010-11-26 21:58
조회
553
나는 멀리 한국에서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을 접하면서 답답한 심정이 든다.

나는 소위로 임관한 직후에 견학차 갔던 곳이 이번에 포격을 당한 연평도 가까이에 있는 백령도였다 (연평도보다 더 큼). 당시 기억으로는 백령도는 섬 자체가 요새화 된 곳이다. 날씨가 좋으면 북쪽 땅을 볼 수 있는 접적지역이다.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공격을 당하여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6.25동란 당시에도 북괴군에게 공격을 당하여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을 하였다. 겨우 살아남은 국군만이 급히 섬을 탈출을 하였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곳이 서해 5도섬이다. 그러나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을 접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위와 같이 전략적인 요충지인 것을 정부와 군 수뇌부는 이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군은 연평도에 자주포 겨우 6문만 배치하였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그런 정도의 지원을 하고 화력의 절대적인 우세에 있는 북괴군과 맞서란 말인가? 여기서 6.25 동란 전사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도 전쟁이 나기 전에 이승만 대통령과 고급 장교들은 국군이 북괴군과 전쟁을 하면 단숨에 압록강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리나 막상 전쟁이 나니 그것은 정반대였다. 국군은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었다. 장교들은 제대로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군인들은 제대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소총밖에는 변변한 무기도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개전초기에는 국군은 수도서울을 버리고 계속해서 철수하기에 바빴다. 나중에 미국이 개입하고 나서야 겨우 반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6.25 때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장기전으로 가면 남한이 경제력이 있기 때문에 유리할지 모르나, 기습에 의한 단기전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불리한 면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을 통해 우리의 대비가 허술한 것이 밝혀졌다.

둘째, 정치지도자들과 군 수뇌부의 우유부단함을 지적하고 싶다. 대통령은 군의 최고 통수권자이다. 그런 자리에 있는 분이 시기적절한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적의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군지도자들도 신중한 것은 좋으나 그것이 지나친 것 같다. 적이 포를 쏟아 붓는데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가? 방어하기 위해서는 우리 쪽에서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 확전이 두려워서? 적에게 약하게 보이는 것이 오히려 전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전쟁을 피하길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평화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

셋째, 우리 국민들의 태도도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 있다. 물론 연평도 주민들이 포격을 받고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주민들 대부분이 연평도를 버리고 육지로 피신을 하였다고 한다. 북한사람에 비해서 남한 사람의 ‘기’가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용감한 주민 30여명은 “우리들까지 고향을 버리면 이곳이 빨갱이 세상이 된다.”고 하면서 연평도에 남아있다고 한다. 중동전쟁이 일어났을 당시에 아이비리그 대학에 다니던 아주 우수한 이스라엘 청년들은 교수들과 주변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구하기 위하여 전쟁터로 변해버린 이스라엘로 가서 적들과 싸웠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의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을 통해 몸에 된 애국애족의 정신이었다. 지금 고향을 떠나신 분들도 지금은 어렵겠지만, 가급적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셔서 모두 힘을 합하여 고향을 복구하시기를 바란다. 사실 북괴가 노리는 것은 남한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것이다. 필요이상의 공포가 불러오는 결과는 좋지 않은 것들이 많다.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제라도 요동하지 말고 침착하고 담대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그 동안 우리 사회에 팽배한 안보의식 해이와 이념싸움이다. 6.25가 끝난 지 57년이 되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전후세대이다. 그러나 보니 “이제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국민이 좌와 우로, 또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로 갈려서 갈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은 남한과 북한이 휴전선을 놓고 첨예한 군사적 대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도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대생활 3년 반을 꼬박하면서 체험한 사람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들의 치욕적인 역사를 (이를테면 나치독일에 의한 유대인 학살) 하나도 빠짐없이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그 이유는 그것이 자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이것을 역사적 교훈을 삼아서 그런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한반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전쟁이 날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그 동안 남북한이 전쟁준비를 너무 잘 해 놓았기 때문에 한 번 전쟁이 나면 그 피해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북한은 정규군만 120만 정도로 보고 있다. 남한은 60만정도의 정규군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주변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소련 등이 둘러싸여 있다. 그들과 외나무 타기를 하듯 절묘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야만 남한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남한은 지금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있는 것이다. 지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옛날하고 달라진 것은 한국의 경제성장이다. 그러나 그 경제성장이 국방으로 지켜지지 않는 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 싸움을 하기 보다는 일치단결하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끝으로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로 글을 맺고 싶다.

위 글은 본인의 사견임을 밝혀둡니다.
전체 223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23
[승인대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010인증 | 2024.05.08 | 추천 0 | 조회 9
010인증 2024.05.08 0 9
222
여러 나라 언어로 해외 현지에서 전문인이 통역 번역 해드립니다
etr123 | 2022.08.26 | 추천 0 | 조회 394
etr123 2022.08.26 0 394
221
고양이 입양하실 분 찾습니다!
냥이 | 2022.03.25 | 추천 0 | 조회 517
냥이 2022.03.25 0 517
220
연구 설문에 참여하실 50세 이상 한인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 2021.10.23 | 추천 2 | 조회 496
박혜진 2021.10.23 2 496
219
베트남 다낭SC병원을 소개합니다
김동건 | 2019.09.07 | 추천 0 | 조회 1207
김동건 2019.09.07 0 1207
218
KOTRA FSU 미국 취업 세미나 2/13
KOTRA | 2019.01.25 | 추천 0 | 조회 1235
KOTRA 2019.01.25 0 1235
217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선교사역과 선교여행에 작은 도구와 통로가 되고자 하는 애플여행사 입니다.
류영주 | 2018.09.12 | 추천 0 | 조회 1113
류영주 2018.09.12 0 1113
216
하나님의 복음이 땅끝까지 더욱 확장되기를 기도합니다.
김영종 | 2018.06.24 | 추천 0 | 조회 1267
김영종 2018.06.24 0 1267
215
영주권 상담 해 드립니다.
erinyu | 2017.09.09 | 추천 0 | 조회 1411
erinyu 2017.09.09 0 1411
214
2017년 탈라하시 여름나기를 위한 Vacation Bible School 및 Summer Camp 정보
관리자 | 2017.03.14 | 추천 0 | 조회 1816
관리자 2017.03.14 0 1816

Deprecated: the_block_template_skip_link 함수는 버전 6.4.0 이후로 폐기예정입니다. 대신 wp_enqueue_block_template_skip_link()을(를) 사용하세요. in /home/etkbcor/domains/etkbc.org/public_html/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6078